어둠 속에서 펼쳐지는 도덕적 딜레마 – 세븐 리뷰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Se7en, 1995)은 단순한 연쇄살인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도덕과 정의의 본질, 인간의 죄성과 선악의 경계를 깊이 파고든다.
일곱 가지 대죄(탐식, 탐욕, 나태, 색욕, 교만, 질투, 분노)를 주제로 한 잔혹한 살인 사건.
그 실체를 추적하는 두 형사.
그리고 신의 심판을 자처하는 살인자.
영화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으며,
관객들에게 "우리는 정말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가 던지는 세 가지 중요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죄를 심판하는 것은 누구인가?
2.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한가, 악한가?
3. 정의는 감정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
1. 죄를 심판하는 것은 누구인가?
영화 속 연쇄살인범 **존 도우(케빈 스페이시)**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다.
그는 스스로를 신의 대리인이라 믿으며,
일곱 가지 대죄를 저지른 자들을 처벌한다.
그가 저지른 살인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다.
각각의 범죄는 도덕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퍼즐처럼 설계된다.
탐식(Gluttony) – 과식하는 남성을 죽도록 먹여 살해.
탐욕(Greed) – 돈을 쫓던 변호사의 살을 벗겨 죽음에 이르게 함.
나태(Sloth) – 한 남성을 1년 동안 침대에 묶어둬 살아있는 시체로 만듦.
색욕(Lust) – 성매매업소에서 날카로운 도구로 강제 살인을 유도.
교만(Pride) – 미모를 자랑하던 여성을 흉측하게 만든 뒤 자살하도록 강요.
그는 자신이 단순한 살인마가 아니라,
타락한 인간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존재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죄인을 심판할 자격은 누구에게 있는가?"
법과 도덕이 무너진 세상에서,
만약 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의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가?
존 도우의 방식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진정 정의로운 사회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가 눈 감고 있는 사이 악이 점점 자라나고 있는가?
2.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한가, 악한가?
영화는 두 명의 형사를 중심으로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윌리엄 서머셋(모건 프리먼) – 은퇴를 앞둔 노련한 형사. 냉철하고 현실적이며, 인간의 타락을 이미 체념한 인물.
데이비드 밀스(브래드 피트) – 정의를 실현하려는 젊은 형사. 감정적이고 이상주의적이며, 인간 본성을 믿고 싶어 하는 인물.
서머셋은 세상의 부패를 너무 많이 봤다.
그는 *"이 도시는 썩어가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미 희망을 잃은 상태다.
반면 밀스는 정의를 믿는다.
그는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끝까지 올바른 길을 가려고 한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밀스조차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존 도우는 밀스를 시험에 빠뜨린다.
결국, 밀스는 분노에 휩싸여 총을 쏘고 만다.
그 순간, 그는 정의의 수호자가 아니라
존 도우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분노의 대리인이 된다.
영화는 묻는다.
"우리는 정말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단지 악에 휘둘릴 뿐인가?"
3. 정의는 감정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다.
존 도우는 스스로 경찰에 자수한 뒤,
마지막 장소로 두 형사를 유인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완성한다.
그는 밀스의 아내를 살해하고,
그녀의 머리를 상자에 넣어 보낸다.
이것은 **"질투(Envy)"**를 상징한다.
존 도우는 밀스를 질투했기 때문에, 그의 행복을 파괴했다.
그리고 이제,
밀스가 분노(Wrath)로 반응하기를 기다린다.
그 순간, 밀스는 선택을 해야 한다.
법을 지키고 존 도우를 체포할 것인가?
분노에 휩싸여 그를 처단할 것인가?
하지만 결국, 그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총을 쏜다.
그가 존 도우를 죽이는 순간,
밀스는 더 이상 법의 수호자가 아니다.
그는 범죄자가 되었고,
존 도우의 계획은 완벽하게 완성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정의는 감정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
밀스의 행동이 옳았을까?
아니면, 그는 존 도우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것일까?
영화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관객이 직접 고민하게 만든다.
결론 – 우리는 정말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가?
세븐은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정의, 도덕, 인간 본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죄를 심판하는 것은 누구인가?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한가, 악한가?
정의는 감정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
영화의 마지막,
서머셋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이 싸울 가치가 있다고 말하지...
하지만, 난 잘 모르겠어."
이 대사는 영화가 던지는 질문의 핵심이다.
우리는 과연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도 결국 존 도우가 말한 것처럼
죄악 속에서 타락해 가는 존재일 뿐일까?
이 영화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우리의 머릿속에는 질문이 남는다.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