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지킨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 영화 ‘말모이’ 리뷰
1. 사라질 뻔한 우리말, 목숨 걸고 지킨 조선어학회
영화 ‘말모이’는 일제강점기,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목숨을 걸고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말모이’란 ‘말을 모은다’는 순우리말로, 전국 각지의 우리말을 비밀리에 수집하여 사전을 편찬하려는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조선어학회는 한글과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했으며,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많은 학자들이 투옥되기 전까지 사전 편찬 사업을 이어갔다. 이들의 헌신은 한글이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2. 까막눈 판수의 성장, 평범한 이들의 위대한 선택
‘말모이’의 중심에는 까막눈 김판수(유해진)가 있다. 감옥을 밥 먹듯 드나들던 전과자 판수는 아들의 학비를 마련하려다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과 우연히 얽히게 된다. 글을 읽지 못하던 그가 학회 심부름꾼이 되어 점차 언어의 소중함을 깨닫고, 결국 사전 편찬의 동지가 되어가는 과정은 영화의 가장 큰 감동 포인트다.
판수와 정환, 그리고 다양한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출신과 신념, 세대가 다르지만 ‘우리말을 지키겠다’는 한 뜻으로 뭉친다. 이들의 선택은 평범한 이들도 시대의 영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 한글의 가치와 가족, 공동체의 의미를 일깨우다
‘말모이’는 단순히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넘어, 언어가 곧 민족의 정신임을 강조한다. 일본은 우리말과 글을 없애려 했지만, 영화는 이를 지키려는 이들의 처절한 노력과 가족애, 공동체의 힘을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낸다.
특히 배우 김선영이 맡은 구자영의 명대사, “외국에서는 나의 나라, 나의 가족, 나의 이웃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우리 나라,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이라고 하잖아요. 그게 우리 민족정신이에요.”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처럼 ‘말모이’는 한글의 소중함, 가족과 친구, 이웃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언어와 자유가 결코 당연하지 않음을 일깨운다.
결론
‘말모이’는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가족애와 유머, 평범한 이들의 성장과 희생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글을 지키려는 조상들의 뜨거운 마음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미가 깊은 울림을 준다.
주말 가족 영화로도, 우리말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