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는 여성 정치인의 탄생 과정을 그린 정치 드라마로, 권력의 이면과 인간의 욕망, 정의와 타협 사이의 간극을 보여줍니다. 결말로 갈수록 더욱 짙어지는 상징성과 복합적인 감정선은 많은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퀸메이커’의 결말이 던지는 메시지와 주요 상징 요소들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1. 결말 속 이도희의 선택 – 정의는 언제나 옳은가?
‘퀸메이커’의 마지막 회에서 가장 큰 충격은 이도희(김희애 분)의 선택입니다. 결국 시장으로 당선되지만, 그녀가 손에 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었습니다.
그녀는 도중에 정치적 타협의 길을 거절하며, 자신이 추구하던 정의와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의 벽 앞에서 그녀의 이상은 절반만 성공한 이상주의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결말에서 도희는 김선숙 대표의 은밀한 후원 및 조율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신념으로 정치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는 단순한 승리보다 ‘정치에서 인간성과 정의를 지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2. 황도희라는 인물 – 퀸메이커 그 자체의 상징성
황도희(문소리 분)는 ‘퀸메이커’라는 타이틀에 가장 적합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권력을 만드는 능력을 가졌지만, 스스로는 권력을 탐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은 정치의 이면에서 조율하고 설계하는 ‘그림자 권력’의 메타포이기도 하죠.
결말에서 황도희는 그간 자신이 저질러온 일들, 특히 김희래 사건과 관련된 조작들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그녀는 이도희를 시장으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본인의 상처와 죄의식도 직면하게 됩니다.
그녀가 결국 떠나는 모습은 단순한 퇴장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더는 정의를 만들 수 없다는 자각이 담긴 상징입니다. 황도희는 킹이 아닌 퀸을 만들었고, 그 퀸이 더 이상 자신이 설계한 정치판 위에 올라가기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존재는 정치의 한계와 동시에 가능성의 희망을 보여준 복합적 인물로 남습니다.
3. 퀸메이커 속 상징 요소 – ‘거울’, ‘마이크’, ‘하이힐’
‘퀸메이커’는 디테일한 상징과 장치들이 매우 탁월하게 구성된 드라마입니다. 특히 ‘거울’, ‘마이크’, ‘하이힐’은 인물들의 감정과 사회적 역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오브제입니다.
- 거울은 자신을 마주하는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황도희는 거울 앞에서 자주 멈춰 섭니다. 그것은 타인의 이미지를 설계하던 그가, 스스로의 본모습을 마주하는 순간의 메타포입니다.
- 마이크는 이도희의 성장과 권력의 상징입니다. 처음에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던 그녀가, 마지막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단호히 세상에 내던지는 인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 하이힐은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 그리고 동시에 여성으로서 권력을 잡기 위해 감수해야 했던 수많은 고통과 불편함의 상징입니다. 황도희가 마지막에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걷는 장면은, 권력 게임에서의 ‘여성성’이 아닌, 인간으로 돌아가는 회복의 상징입니다.
결론: 퀸메이커가 남긴 질문들
〈퀸메이커〉는 단순한 정치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것은 정치와 여성, 이상과 현실, 권력과 책임의 교차점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결말은 누구의 승리도 아닌, 각자의 선택과 무게를 남깁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습니다.
“정치에서 진짜 승자는 누구인가?”,
“권력을 쥐고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가?”
그 질문의 답은 시청자 각자의 몫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퀸메이커’는 끝났지만, 생각은 계속됩니다.